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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결혼식

 

by. 탄쥬

 

 

 

    “형, 나는 이상한 사람이야?”

    사네미가 입술을 강하게 깨물었다. 툭, 벌어진 살결 사이로 붉은 피가 흘렀다. 입안으로 스며든 혈액에서 비릿한 맛이 났다. 뱉어내지 못하고 목구멍으로 삼켜내는 타액이 뜨거웠다. 갑갑해진 속에 더해지는 열기가 사네미를 감쌌다. 동생이 묻는 말에 답을 해야 하는데, 제대로 답을 줘야 하는데. 이상한 사람, 그런 사람 아니라고 너는 괜찮다고 해야 하는데 입이 열리지 않았다. 답을 하면 돌이킬 수 없었다. 겐야는 괜찮은건가. 괜찮을까. 걱정이 몸을 태운다. 겐야의 웃는 얼굴이 그리웠다.

 

    세상에 태어나 제일 먼저 마주한 동생. 시나즈가와 겐야. 사네미는 겐야를 특별히 아꼈다. 손 아래로 몇 명의 아이들이 더 있지만, 제일 마음이 쓰이는 건 언제나 겐야였다. 처음으로 만난 내 동생, 겐야. 둘째로 태어나 양보만 아는 아이. 누구보다 착하고 눈물이 많은 겐야. 바라는 게 없는 착한 둘째. 겐야에게 붙는 말은 수없이 많았지만, 그중 사네미가 제일 속상한 건 바라는 게 없는 착한 둘째라는 점이었다. 겐야는 동생들에게 항상 모든 것을 양보했다. 먹을 것도, 입을 것도, 부모님의 사랑도. 모든 걸 양보했다. 정말로 바라는 게 없는 아이였다. 사네미는 그게 슬펐다.

    “겐야, 너도 가서 받아.”

    “괜찮아.”

    “너도 갖고 싶은 것 있잖아. 이러면 또 못 받는다?”

    “그렇지만 형도 참고 있잖아. 괜찮아. 나 형아랑 여기 있을래.”

    “너 내가 죽으면 따라 죽을 거냐.”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 볼게.”

    언젠가 동물 풍선을 나눠주는 풍선 장수가 마을에 왔을 때 일이었다. 겐야는 풍선을 받지 않고 꿋꿋하게 사네미 곁에 서 있었다. 어린 동생들이 차례대로 풍선을 받는 동안, 겐야는 사네미와 같은 공간에 서서 동생들을 바라보았다. 얼굴엔 ‘수박 풍선이 갖고 싶어요.’라는 말이 가득 쓰여있었는데, 겐야는 풍선을 받으러 가지 않았다. 조용히 사네미의 손을 잡고 동생들을 지켜볼 뿐. 겐야는 풍선을 받으러 가지 않았다.

    어린 사네미는 그걸 이해하지 못했다. 바보 같은 녀석. 자기 밥그릇도 못 챙기는 놈. 사네미가 제 동생을 이해하게 된 것은 더 자란 뒤의 일이었다. 겐야는 사네미가 혼자 풍선이 없는 게 싫었던 거였다. 혼자 풍선이 없는 사네미보다 자신과 함께 없는 게 조금 덜 외로워 보이니까. 그래서 갖고 싶은 게 있어도 겐야는 가만히 참았던 거였다. 겐야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애정표현. 형과 함께 하는 것. 그게 본인이 바라는 것과 정반대의 일이라도 함께 같은 곳에 서 있는 것. 그것이 시나즈가와 겐야가 시나즈가와 사네미를 사랑하는 방법이었다.

    차남인 그는 동생들을 챙기는 것과 함께 장남인 사네미도 챙기는 아이였다. 사네미가 참고 견디는 걸 당연하게 여길 때 겐야는 형의 곁을 지켰다. 외롭지 않도록 사네미 곁에서 시간을 보내주었다. 그게 겐야의 사랑이었고 배려였다. 동생들과 함께 풍선을 받는 대신 겐야는 사네미 곁에서 빈손으로 사네미의 손을 잡았다. 차남은 장남을 아끼고 사랑했다. 시나즈가와 겐야는 동생들도 챙기고 동시에 장남인 사네미도 챙기는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이걸 깨닫게 된 건 사네미가 중학생이 되어서였다. 자라면서 넓어진 이해심만큼 겐야가 더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은 없다지만, 그중 가장 아픈 손가락은 생기기 마련이었다. 겐야가 항상 자신을 챙기니 사네미에게 가장 아픈 손가락은 당연히 겐야였다. 겐야에 대한 각별함은 그렇게 조금씩 쌓였다. 해가 거듭될수록 커졌고 겐야가 자길 위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짙어졌다.

    “생일에 갖고 싶은 거 없어?”

    평소라면 아무것도 없다고 할 터. 그래서 사네미는 생일을 기다렸다가 겐야에게 묻곤 했다. 원하는 것, 혹은 갖고 싶은 건 없냐고. 그러면 겐야는 조금 고민하다 생일을 기회 삼아 작게 갖고 싶은 것을 사네미에게 말했다. 어느 순간부터 정해진 사네미와 겐야 둘만의 선물 교환식이었다. 사네미는 이렇게라도 겐야를 챙기고 싶었다. 다른 가족들도 사네미를 챙겼지만 유독 마음을 많이 쓰는 겐야가 착하고 어여뻐서. 그는 겐야의 생일을 유난스럽게 챙겨주었다. 사네미 나름의 보답이었다. 겐야가 갖고 싶은 게 있다면, 그것을 꼭 주고 싶었다. 먹을 것이든, 돈이든, 물건이든 겐야가 원한다는 게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지 주고 싶었다. 설령 그게 제 목숨이라도.

 

    “형, 나는 이상한 사람이야?”

    사네미는 입술에 묻은 피를 손등으로 닦아냈다. 그의 눈이 초승달처럼 접히며 유한 곡선을 그렸다. 겐야가 갖고 싶은 게 있으면 그걸 줘야 해. 그렇게 해야 해. 사네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니, 겐야는 이상하지 않아.”

    “형아. 나 그럼.”

    “들어와.”

 

    달칵-.

 

    사네미는 문을 걸어 잠그고 겐야를 끌어안았다. 세 평 남짓한 좁은 공간은 그의 방이었고 안에서 둘은 조심스레 서로의 손을 잡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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